[분석] 4차 남북정상회담, 올해 열릴 수 있을까?

윤덕민(한국외국어대학교 석좌교수, 국립외교원장), 김병로(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정의용(외교부 장관),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규덕(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남북 간 연락채널이 복원되면서 이를 계기로 한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청와대는 28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논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남북한 모두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서 오랜만에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기회를 잡은 것이라 양측이 정상회담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특히 청와대가 직접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친서들이 오갔다고 밝힌 만큼 이미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 내부 정비 마치고 외부로 시선 돌려

먼저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외부 지원인 만큼 이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에선 지난해 1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자연재해, 경제난, 대북제재 등으로 내부 혼란이 극심했다. 특히 북중 국경 폐쇄를 16개월 넘게 지속할 정도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하지만 그간 내부 정비를 통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이제 대외 관계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지금 북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외부 지원 및 도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북한이 자력갱생을 주장하지만 내부 자원으로 경제 발전을 일으키는데 한계가 있고, 또 그 자원을 충분히 가용할 계획까지 이미 세웠을 것"이라며 "이제 남은 것은 외부 자원 동원인 만큼 이를 위해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남북한 모두 연내 정상회담 개최를 바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국 역시 북한 못지 않게 돌파구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한국 내 정치적 상황을 볼 때 4차 정상회담은 반드시 필요하다""개최된다면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 즈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회담을 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0710월 남북 정상회담이 대통령 선거 두 달 전에 개최된 전례가 있다.

윤 교수는 "경제식량난으로 내부 어려움이 큰 만큼 북한 역시 남북 대화를 통해 한국으로부터 무엇을 지원받을 수 있을지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2021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에 참석해 "북한도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연락채널 복원은 남북 정상의 의지가 명확히 표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화상회담 후 북미 실무회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꽉 막힌 남북관계와 북미 대화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8~9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북미 실무회담 재개, 그 다음 '스몰 딜' 형식의 북미 정상회담이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란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문제는 이미 2018~2019년에 정상회담 트랙으로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이미 분위기가 정상회담 형식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통신선 복원이 정상 간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코로나 상황인 만큼 조만간 화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통일부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문제를 북측과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남북 연락채널 복원을 계기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해 북핵 협상 재개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같은날 열린 '2021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미국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인 관리는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기본적인 요건"이라며 "지금 시점에서는 북미 핵 협상을 위한 다각도의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BC NEWS 코리아, 2021-07-29]

https://www.bbc.com/korean/news-58008909?xtor=AL-73-%5Bpartner%5D-%5Bnaver%5D-%5Bheadline%5D-%5Bkorean%5D-%5Bbizdev%5D-%5Bisapi%5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