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대선 결과, 미국에도 중요하다

빅터 차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한국은 이 가을 여야 후보를 결정할 대통령 선거운동에 깊이 몰두하고 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 선거 경쟁에 미국인 대부분은 내년 3월 실제 투표일까지 그리 관심 갖지 않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민주적 절차에 대한 짧은 언급과 선거 결과를 다룬 기본적인 뉴스 이상은 접하지 못하므로, 그저 가벼운 관심으로 지켜볼 뿐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이번 한국 대선에 훨씬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 그 이상의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 이번 한국 대선은 여당과 야당 캠프의 실질적 외교 정책 차이가 미국의 정책에 실제적 영향을 미칠, 거의 첫 번째 한국 선거라고 할 수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대북 정책 견해가 다른 것은 놀랍지 않다. 진보 진영에선 대북 포용 정책과 평화 선언 및 남북 경제 협력, 인도주의 사업의 이른 진전을 선호한다. 게다가 미국은 한국의 보수와 진보 진영이 주창하는 서로 다른 접근법에 익숙하다. 이전 보수와 진보 정부의 정책 노선을 대략적으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외교 정책에서, 과거 한국 선거에서 양 진영은 통상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어떤 한국 대통령이건 일반적으로 한미 동맹을, 더 넓게는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를 지지할 것이라는 보편적 공감대가 있었고, 대부분의 정책 토론은 북한과 국내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 진영 간 차이가 실제적이다. 한일 관계 및 한··3국 간 정책 조율과 관련, 관계 개선을 위한 최선의 기회는 내년 5월 한국과 일본에 들어선 새 정권이 새 출발을 하는 것이다. 현 정부와 여당은 한일 관계 및 3국 관계 개선을 주저한다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써, 일본의 새로운 기시다 정부가 어떤 변화를 기대할 만한 희망의 여지를 거의 주지 않고 있다. 반면 야권은 위축됐던 한일 및 한··3국 관계의 회복을 요구해 왔다. 이 사실은 향후 협력 전망에 대해 일본과 미국에 매우 차별화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대중 관계 역시 대선 캠프 간 차이가 상당하다. 보수 진영은 중국의 경제적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강압적 전술을 경계하며 좀 더 현실주의적 시각을 요구해 왔다. 한국을 방어하려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 때문에 중국에 제재당했던 기억은 여전히 중국에 대한 전략적 사고의 최전선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여권은 중국과 전략적 경쟁 쪽으로 돌아선 바이든 행정부 측에 동참하는 것에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여권은 여전히 중국 정부가 대북 포용 정책에 결정적이라고 본다. 사드의 기억이 쉽게 사라지진 않겠지만, 더 즉각적인 경제적·안보적 우선순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조선일보, 2021-10-09]

https://www.chosun.com/opinion/chosun_column/2021/10/09/GYSY5QLFXJFJHE7XJRC37BL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