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대북제재: 미국 '대북제재 유지' 재확인북미대화 '난항' 전망

김성한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미국이 대북제재 유지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4(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데 대해 "미국은 대북제재 체제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기존의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 이행 의무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지속적이고 진지한 외교를 추구한다"며 도발을 삼가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우려하고 있으며 그들의 인도적 필요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vs 북한, 팽팽한 입장 차이

바이든 정부는 기존의 대북제재를 유지한 상태에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면 제재 완화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자신들의 군비 증강을 '도발'로 규정하는 이른바 '이중기준'과 미국의 적대시정책 철회를 대화 재개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에서 "불신과 대결의 불씨가 되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선언을 한다 해도 적대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라며 "불공정한 이중적 대토와 적대시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역시 담화를 통해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 등 대북 적대정책과 이중기준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도 지난 4"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쟁 자체를 방지하고 국가의 자주권과 발전권을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19일 잠사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언급하며 "주변 나라들과 지역의 안전에 그 어떤 위협이나 피해도 주지 않았다""이는 주권국가의 당당한 권리"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일부 나라들이 이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오도하며 한반도 정세에 불안정과 복잡성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화 재개 '돌파구' 쉽지 않아

북미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과연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대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들이 나온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BBC 코리아에 "가장 결정적인 것은 북한의 입장과 태도"라며 "미북대화든 종전선언이든 북한이 제시하는 조건은 이중기준 철폐와 대북제재 완화로, 북한이 이 조건을 고집하는 한 미북 대화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를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하나의 증표로 판단하고 있지만 미국은 대화의 조건으로 먼저 제재를 완화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바이든 정부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 왔다.

 

김성한 원장은 아울러 "미북 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마련돼야 하는데 지금으로써는 그럴만한 소지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또다시 '전략적 인내'에 돌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 유엔대사를 지낸 오준 경희대 교수는 "북미 양측 간 Waiting game에서 지는 쪽은 북한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내부 어려움 등으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준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 역시 돌파구를 만들려고 하지만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북한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BBC News, 2021-11-05]

https://www.bbc.com/korean/news-59145938?xtor=AL-73-%5Bpartner%5D-%5Bnaver%5D-%5Bheadline%5D-%5Bkorean%5D-%5Bbizdev%5D-%5Bisapi%5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