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미국 핵항모, 5년 만에 동해 들어온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외교안보수석)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이 이번 주 동해 공해상으로 들어온다. 미 항공모함의 동해 진입은 201711월 이후 45개월 만이다. ·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주 7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고강도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 왔는데 미국이 대북 억제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1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CVN 72)이 이끄는 항모강습단은 김일성 주석의 110주년 생일(태양절)15일을 전후해 동해 공해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후 3~5일가량 머무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미 해군연구소(USNI)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은 필리핀과 가까운 술루해에서 작전 중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올해 잇따른 ICBM 시험발사로 레드라인을 넘어서고, 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조짐까지 보이는 것에 대해 미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조처라고 설명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북한은 그동안 미 항모의 한반도 해역 진입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이 북한에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북한의 도발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는데 415일을 앞두고 최상위 수준으로 경고를 끌어올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 미국, 북한 도발 좌시 않겠다는 뜻·미 연합훈련 가능성도

이 기간에 한·미 해군의 연합훈련 실시도 예상된다. 익명의 군 소식통은 곧 양국 간 논의가 시작될 것 같다. 연합훈련 일정과 내용을 짜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 군 고위인사들이 항모에 탑승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 항모가 가장 최근에 동해에 진입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711월이었다. 당시는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올라갔을 때였다.

 

특히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 니미츠함(CVN 68) 등 미국의 핵항모 3척이 동시에 동해의 한국작전구역(KTO)에 전개돼 한국 해군과 첫 대규모 연합훈련을 했다.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길이 332.85m, 비행갑판과 선체 폭은 각각 78.4m, 40.84m. F-35CF/A-18 수퍼호넷 등 80여 대의 항공기가 탑재돼 있고 핵추진 잠수함과 4척의 이지스 구축함, 미사일 순양함 등의 호위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15일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이륙한 스텔스 전투기인 F-35C가 대북 시위 차원에서 필리핀해에서 서해까지 장거리 출격을 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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