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빅터 차, "美 동맹 관세부과 중단해야… 韓·美·日 中의 경제 강압에 공동 대응 할때"
- 빅터 차 (美 CSIS 한국석좌)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미국은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며 “동맹국들을 하나의 연합으로 결집시켜 진짜 문제인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차 석좌는 한미협회(회장 최중경)가 14일 ‘미국 안보 전략의 변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하는 외교·안보 세미나 기조 발표문에서 “반도체든 전자제품이든 사실상 모든 주요 산업에서 중국과 한국은 직접 경쟁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차 석좌는 “유럽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억제하기 위해 ‘통상 위협 대응 조치’(ACI·Anti Coercion Instrument)를 만들었다”며 “한국은 중국의 대미(對美)·대일(對日) 경제적 강압을 한국에 대한 경제적 강압과 동일하게 바라봐야 한다. 왜냐하면 결국 한국에도 거의 틀림없이 닥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은 일본에 대규모 경제적 강압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미국 기업”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투자 및 관세 문제와 관련해 “일본은 두 차례에 걸쳐 약 1900억달러의 투자를 발표했고 약 20억달러의 금융지원을 집행했다”며 “한국은 지난 6월에야 투자기구를 출범시켰고 아직 1달러도 집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가을이나 내년 봄 이재명 대통령의 두 번째 워싱턴 방문이 이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제 판단으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차 석좌는 “관세 문제가 끝났다고 가정하지 않겠다”며 “쿠팡이나 농업, 기타 분야를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및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한국인이 화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이해한다”며 “솔직히 말해 한국에는 정말 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차 석좌는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한국이 중국을 상대할 때 가장 유리한 위치는 강력한 한미 동맹에 기반을 둔 위치”라며 “한국이 중국을 상대하면서 ‘자주파(Jaju-pa)’가 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동맹파(Dongmaeng-pa)’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차 석좌는 한미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선 “지상군 중심의 주둔에서 벗어나 공군과 해군 중심의 주둔으로 전환한다면 코스피가 폭락하거나 자본 유출을 촉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한 미군 지상군 2만8500명은 한미상호방위조약뿐 아니라 핵 확장 억제 공약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 ‘인계철선 억제(tripwire deterrent)’를 제공한다”며 “이 병력은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국인을 죽이지 않고서는 공격할 수 없도록 만들고 이것이 미국의 대응을 보장한다”고 했다. 차 석좌는 “실제 병력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합 역량과 협력, 그리고 양국의 전략적 정렬(alignment)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라고 했다.
차 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 훈련 축소 결정에 대해서는 “북한의 김정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첫 번째 구체적 행동”이라며 “일부에서는 이를 트럼프의 ‘일방적 양보’라고 평가하지만 정확한 해석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 결정을 일방적 양보가 아니라 ‘상호 조치’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는 김정은이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하는데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동안 북한은 (추가) 핵실험이나 주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차 석좌는 미·북 대화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바로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벌면서 조금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9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까지 기다릴 것이고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평양은 중간선거 결과가 자신들에게 더 강한 협상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2026-09-14]
https://www.chosun.com/politics/diplomacy-defense/2026/09/13/AO2JUT7YJNDSPH7NMU5C6FHT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