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통일 독트린, 北정권 아닌 주민에 호소해 더 위협”

- 빅터 차 (美 CSIS 한국석좌)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광복절에서 공개한 ‘통일 독트린’이 북한에 위협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23일(현지시간) CSIS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국가 대 국가 내지 한 국가의 흡수나 승리 등과 같은 주권적 용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첫 통일 비전”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사람들의 자유 차원에서 통일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가치, 권리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것은 북한 주민에 대해 호소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경우 북한 정부에 더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그러면서 몰래 남한 음악을 듣다가 발각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통일 독트린이라면서 “두려움에서 벗어난 가치와 자유에 대해 말하는 것이기에 정말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 공개와 관련해 차 석좌는 미국 선거와 관련돼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북한의 HEU 제조시설 공개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대담한 행동”이라며 “많은 전문가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힘을 과시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 ‘10월 서프라이즈’를 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북한은 미국 대선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다른 대북 정책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동맹 차원의 공조를 압박하고 제재를 행사하되 대화에는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과거) ‘화염과 분노’, ‘로켓맨’에서 ‘러브 레터’와 정상외교까지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차 석좌는 “미국의 대북한 적대 정책으로 간주할 수 있는 한미 군사훈련과 북미간 외교를 비교해 보면 미·북 간 외교 침체와 한미 군사훈련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분석했다. 북·러 간 밀착에 대해 그는 “한미 동맹이 강력하다는 사실이 북한을 러시아의 품으로 밀어 넣었다고 보지 않는다”며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구해 왔으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부터 북한은 자신이 제공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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