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군용기 또 KADIZ 침범' 길들이기' 나서나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은 우리 앞마당 의식 깔린듯지역 영향력 과시 속내

신냉전·패권대결 갈등 복합작용 가능성

 

중국 정찰기 1대가 지난 2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침범해 외교·군사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올해 들어서만 5번째다. 미중 패권대결 및 신냉전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주변국들에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 편입을 강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9일 오전 7 37분께 중국 국적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남방에서 KADIZ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Y-9’ 정찰기로 추정되는 이 군용기는 4시간여 만에 KADIZ를 이탈했다.

 

우리 군은 군용기 진입을 포착하고 즉각 ‘F-15K’ 등 전투기 10여 대를 긴급 출격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추적·감시비행과 함께 경고방송 등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빈번한 군사적 위협 행위는 신냉전 및 패권대결 정세에서 한국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중국 군용기는 늘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곳을 오가면서 양측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서방진영에 속한 한·일에게 까불지 마라는 위협의 메시지와 함께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이어 ·중 관계가 특별히 좋아지지 않는 이상 비슷한 위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중 관계가 특별히 좋아진다는 것은 한국이 미·중 균형외교를 깨고 중국 질서에 편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우리 정부가 중국 군용기의 침범마다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침범 행위가 당연시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른다. 침범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자신들이 해당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는 오판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은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여기는 우리 앞마당이라는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잇따른 KADIZ 침범은 한국이 자신들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속내가 깔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중국 배후론을 주장하고, 중국군 동향 연례 보고서에서 군사굴기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내비춘 것 등 신냉전의 복합적인 갈등 요소들도 이번 KADIZ 침범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또 중국은 책임있는 대국을 자임하고 있지만 국제적인 협약·질서를 경시하는 태도로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확대시키고 있다 질서를 해친 행위에 대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국제사회에서 결코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데일리안, 2018-08-30]

http://www.dailian.co.kr/news/view/735909/?sc=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