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북미회담 앞둔 北, '건군 71' 조용히 보냈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8일 건군 71돌을 맞은 북한은 특별한 군사도발 없이 조용하게 보냈다. 건군절은 조선인민군 창설기념일이다.

특히 이날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을 찾아 대북 실무협상에 나선 지 사흘 째 되는 날이다. 미국과의 중요한 담판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거나 국제사회에 호전적인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의회를 비롯한 전반적인 미국 여론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 않았다는 쪽이 지배적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건군절 행사는 국제사회를 의식해 내부결속 정도의 숨고르기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관측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건군절을 하루 앞둔 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건군절 관련 북한의)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은 건군절과 관련된 소규모 행사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 대신 지난 6일 평양 주재 외국 무관단과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군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군 창건 71주년 연회를 개최한 것으로 건군을 기념했다.

다만 선전매체를 통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 '탁월한 영장을 모신 조선의 군력은 무한대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위대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각하의 영도 아래 빛나는 발전의 길을 걸어온 조선인민군은 존경하는 김정은 각하에 의하여 자기의 존엄을 더 높이 떨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조선인민군을 무적의 혁명강군으로, 조선을 불패의 군사강국으로 빛내어 가시는 김정은 각하는 천하제일 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2 8일이 있었기에 식민지 노예에 불과했던 인민들이 세계 최강을 뽐내는 제국주의 강적을 단매에 때려부신 투사, 무비의 강자로 억세게 자라날 수 있었다"며 건군을 기념했다.

이와관련,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 올인하고 있다" "국제사회에 북한이 변하지 않았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하기 때문에 건군절 역시 의도적으로 평화협정 분위기에 발맞춰 조용히 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은 진행했지만 신형 미사일은 공개하지 않고, 이미 공개됐던 ICBM급 화성 14·15형 등만 선보였다.

열병식 시간도 절반으로 대폭 조정해 수위를 조절했다.

그동안 북한은 2월에 집중적으로 우리와 국제사회를 향해 날을 세웠다.

북한은 8일 건군절 열병식에서 군사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것 외에도 16일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전후로 여러차례 군사도발을 자행했다.

2017 2 12일에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을, 2016 2 7일에는 광명성 4호를 시험발사했고, 2013 2 12일에는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바있다.

[파이낸셜뉴스, 2019-02-08]
http://www.fnnews.com/news/201902081527382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