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강의 기적 뒤엔 韓美동맹경제안보도 같이 갑시다외쳐야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외교안보수석)

 

올해가 한미 동맹 70주년이다. 한미는 6·25 정전 협정 직후인 1953101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이 조약으로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혜택을 받고 번영을 누릴 것이라고 했다. 실제 우리는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북한 위협을 막아내며 기적적 경제 성장을 이룩해왔다.

 

북한 김정은은 새해 벽두부터 핵과 탄도미사일 증강을 공언했다. 중국의 패권 추구와 글로벌 경제 위기 등도 새로운 위협이자 도전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윤영관·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과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본지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이 북한이란 안보 위협을 억지한 결과 대한민국이 지난 70년간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중 충돌,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은 시대 변화에 맞게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핵과 중국 부상 등을 놓고 한미 간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지만 핵심 이익의 교집합을 넓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천영우 전 수석은 “70년 동안 전쟁이 안 일어난 게 (한미 동맹의) 가장 큰 업적이라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한 가장 큰 주춧돌이라고 했다. 윤병세 전 장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동맹 중 하나라며 한국은 70년 전에는 (세계의) 3부 리그에도 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프리미어리그 핵심 멤버가 됐다는 점도 상전벽해라고 했다. ‘한강의 기적뒤에 한미 동맹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미 동맹의 미래와 관련, 윤영관 전 장관은 북한의 안보 위협이 여전하다한국의 정체성인 민주주의도 수호하려면 한미 동맹의 지속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병세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동맹 중요성을 증명하는 사례가 됐다시대 변화에 맞춰 군사·안보 외에 경제, 기술, 혁신 등 다양한 어젠다를 포괄하며 계속 진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작년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선 양국이 글로벌·포괄적·전략적 동맹으로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특히 반도체·배터리 등 세계 공급망이 급속히 재편되는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영관 전 장관은 한국은 반도체 장비의 45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미국은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등 서로 중요한 파트너라고 했다. 윤병세 전 장관은 “(우리가) 능력이 없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기술 파트너십에 끼지 못했을 것이라며 첨단 기술의 초격차를 계속 유지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반도체 협의체 4에 대해 가입 비용이 없는 거의 초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경제 안보에서도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한미 동맹 구호)’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 문제 등을 놓고 한미 간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천영우 전 수석은 미국이 대만, 남중국해 문제에 너무 쏠리면 북한에 대한 집중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그럴 땐 우리가 나서서 미국을 설득하고 대()아시아 정책을 손보도록 견인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국내 정치를 의식해 중국 때리기를 너무 과잉으로 할 때는 무조건 따라 할 수도 없다때로는 일본, 호주 등과 손잡고 말리는 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윤영관 전 장관은 미국은 한국이 군사적 차원에서도 반중(反中) 대열에 함께하기를 원하고 있다한미 간 입장 차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향후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 정책에 나서주길 원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 문제 때문에 정치적 자산을 사용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미 간 편차가 있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사이 북한의 군사 기술이 더 위험한 수준으로 고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경향에 대해선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연대해 따질 건 따져야 한다”(천영우 전 수석), “단순한 동맹이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특별한 파트너고 거기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윤영관 전 장관)고 했다.

 

 

[조선일보, 2023-01-02]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3/01/02/EL7LU3GXBFF2JBYJYRPLHZI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