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북러 회담은 시진핑에 큰 딜레마…한미일 협력 더 강화할 것”

  • - 빅터 차 (美 CSIS 한국석좌) 


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8일 "북·러 정상회담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라며 "중국이 한·미와 협력할 수 있도록 외교를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이날 인천광역시 주최,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주관으로 인천 송도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에서 열린 제1회 인천안보회의를 계기로 문화일보와 만나 "우리의 정책이 중국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차 석좌는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워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저지해야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고 싶지는 않은 입장"이라며 "이번 북·러 회담은 중국에게는 큰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북한은 이번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매우 비판받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있는데 중국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북·러 정상회담이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진 상황에 대해서도 딜레마를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3국 협력이 각 국의 정권교체 등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3국 협력이 제도화한 점에 주목한다"며 "지도자와 장관급뿐만 아니라 더 아래 채널에서도 많은 회의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나 한·미·일 3국이 공들이고 있는 독자제재는 별다른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요7개국(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이 중심이 돼 북·러의 불법행위를 제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차 석좌는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우리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북한뿐 만 아니라 무기 거래에 관련이 있는 나라들에 세컨더리 제재가 더욱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러 간 핵잠수함 기술 이전 논의 여부에 따라 한국 내에서 미국의 핵잠기술 이전 필요성 등 자체 핵무장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란 점에 공감했다. 차 석좌는 "한·미 워싱턴선언, 핵협의그룹(NCG) 등이 미국 핵우산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만한 좋은 근거"라면서도 "미국의 핵잠 기술 이전 논의와 관련해서는 호주에 배치될 미국의 핵잠을 한국의 항만에서 수리하는 방안을 한국이 미국에 제안하는 것으로 점진적인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차 석좌는 최근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국제교류재단(KF)-브뤼셀 자유대학(VUB) 한국 석좌와 함께 한국 역사에 관한 책을 썼다. ‘한국: 남과 북의 새로운 역사 (KOREA: A New History of South and North)’란 제목의 이번 책은 19세기 말, 20세기 초 한·일 병합조약에서부터 BTS와 블랙핑크를 비롯해 오징어게임과 같은 한국 드라마가 대표하는 오늘날의 한국까지를 관통한다. 차 석좌는 "2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여전히 소개되지 않은 한국의 현대 역사를 소개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일보,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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