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빅터 차 “김여정 담화, ‘남북간 드론 협의’ 나아가려는 것일 수도”

- 빅터 차 (美 CSIS 한국석좌)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유감을 표하자 북한이 ‘김여정 담화’ 등을 통해 반응한 것은 ‘남북간 드론 협의’로 나아가려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빅터 차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8일 아산정책연구소의 포럼인 아산플레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 대통령의 ‘드론 유감’에 반응한 것은 “북한이 드론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김정은-트럼프 회담으로 이어질 환경을 조성하는 것일 수 있고, 남북간 드론 관련 협의로 나아가려는 기초를 다지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이 대통령이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유감을 표명하자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명의로 담화를 내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했다. 하지만 8일 북한은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적수국가”로 표현하고, 오전·오후 두차례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빅터 차 석좌는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대해 여러 노력을 했지만 북한이 별 반응이 없다가 지금 대응한 것은 정말로 드론을 위협으로 느끼고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남북간 대화를 해볼 수 있는 기반도 생기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정치적 선언이 아닌 군사 훈련”으로 본다고 했다. 또, “남북간에 드론 대화가 추진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터 차 석좌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중동 상황이 불안정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대로 5월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가 시진핑을 만난 다음 김정은을 만날 가능성은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의 근거로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 정부 인사들이 최근 중국·러시아·북한·이란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 북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며 “현재 워싱턴에서 북한 정책에 관여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한 명뿐이고, 트럼프는 분명 북한을 특별하게 보고 있으며 북한과 대화를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 한국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것이 한미동맹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정부가 그렇게 잘못했다고 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모범 동맹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도움을 안 줬다고도 하는데 어느 것이 진심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한 전시작전권 환수, 핵추진잠수함, 우라늄 농축·재처리 등 의미있는 합의가 실현된다면 한미동맹의 매우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재처리에 대한 한미 협의가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추진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니 진행하자는 의견, 원자료와 연료만 미국이 제공하자는 의견이 엇갈리고, 한국은 핵연료와 원자로, 선박까지 다 한국이 만들려고 하고 있어서 아직 세부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중국이 일본과 갈등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핵잠수함 추진을 지켜보고 있지만, 실제로 프로젝트가 진전되면 중국이 한국에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이 개방될 수 있을지에 대해 그는 “가까운 시기에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기 여의치 않고, 이란은 생존만 하면 승리”라며 “미국이 해협을 개방시키려면 하르그섬을 점유하든지 레버리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한국은 석유 등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과 협상해서 통행료를 내거나,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 면제를 받아 구매하는 등 ‘차악’ 가운데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겨례, 2026-04-08]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53255.html